“극중에서 ‘더미’는 복장 학원에서 남는 자투리천으로 훌륭한 작품을 뚝딱 만들어내는 재능을 보여주죠. 자연스러움과 개성, 둘을 표현하는 데 보헤미안 스타일이 제격이더라고요.” 이요원의 스타일리스트 장준희씨 얘기다. 이요원이 입는 옷은 주로 스테파넬·시슬리·탱커스 제품.
더미가 ‘천재형’이라면 부잣집 딸 준희(김민정)는 ‘노력형’이다. 톡톡 튀는 감각보다는 성실함이 무기란 말씀. 과감한 스타일보다는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클래식 스타일을 선보인다. 퍼프 소매가 달린 원피스나 프릴 장식이 있는 블라우스 등 여성미를 한껏 살린 의상을 주로 입는다. 색상도 블랙 앤드 화이트나 모노톤처럼 깔끔한 컬러를 사용해 이지적인 분위기를 강조했다. 김민정 의상의 80% 정도는 디자이너 조성경씨가 직접 제작한 것. 김민정의 스타일리스트 고민정씨는 “절제된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액세서리는 최대한 자제하는 대신 커다란 헤어밴드와 챙 넓은 모자로 포인트를 줬다”고 설명했다.
두 남자 주인공 역시 70년대 남자 패션의 극과 극을 보여준다. 대통령 보좌관으로, 허튼짓은 전혀 안 할 것 같은 모범생 스타일의 동영. 일할 때는 그 누구보다 차갑지만 사랑하는 여인에게는 한없이 부드러운 남자가 된다. 두 느낌을 살리기 위해 70년대 대표적인 남성복 스타일인 콘티넨털룩(몸에 딱 붙는 실루엣이 특징)을 입되 멜빵이나 조끼 등을 적절히 활용했다.
주진모의 스타일리스트 안미경씨는 “너무 딱딱한 이미지를 주지 않게 넥타이를 하지 않는 대신 칼라 폭이 넓은 셔츠를 입고, 양복 바지도 통이 넓은 와이드 팬츠를 입는다”고 말했다. 의상 조언은 디자이너 송지오씨와 정욱준씨가 담당하고 있다.
주진모 의상이 모범생의 전형인 반면, 천정명의 패션은 70년대 ‘폼생폼사 양아치’ 스타일이다. 사실 드라마 속 숨은 패션 리더는 빈(천정명)이다. 한국 최고 디자이너 장봉실의 사생아로 태어나 어머니를 어머니라 부르지 않고 꼬박꼬박 ‘여사’로 부르는 반항아. 하지만 어머니로부터 타고난 패션 감각은 어쩔 수 없다. 화려한 컬러의 꽃무늬 셔츠, 딱 달라붙는 판탈롱 바지, 여자도 소화하기 힘든 크롭트 팬츠(7부 바지), 과감한 버클의 벨트…. 의상 아이템이 예사롭지 않다. 천정명의 스타일리스트 김정현씨는 “빈의 캐릭터를 두고 디자이너 장광효씨와 고심한 끝에 70년대 유행했던 펑크룩을 채택하게 됐다”며 “실루엣이 드러나는 셔츠를 입고 윗단추를 풀어서 제임스 딘의 탕아(蕩兒)적인 느낌도 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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