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과 마니아층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양손에 잡았다. 이보다 행복할 수 없을 듯한데 그는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그가 진정 바라고 원하는 일은 따로 있다. ‘패션 70’s’의 촬영이 끝나는 그날까지 전 스태프들이 사고 없이 무사히 촬영을 마치는 것.
“촬영장에서 작은 사고들이 끊이지 않아 걱정이에요. 칼에 베인다든지 못에 찔린다든지, 얼마 전엔 (김)민정씨가 촬영중 발등뼈에 부상을 입기도 했죠. 징크스 아닌 징크스예요. 걱정이 많아요.”
아마도 ‘패션 70’s’의 기획 단계에서 소중한 동료를 잃은 슬픔과 충격 때문일 게다. 스태프들의 안전을 걱정하는 그의 얼굴에 순간 어두운 그림자가 내려앉았다. ‘다모’ 때부터 이재규 PD와 각별한 연을 맺어오던 고 고병준 음악감독은 ‘패션 70’s’의 음악 작업중 약혼녀와 함께 푸켓으로 여행을 떠났다 실종됐다. 당시 남아시아를 휩쓴 쓰나미 소식과 함께 연락이 두절된 것이다. 실종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만 하더라도 ‘절대 그렇게 가버릴 사람이 아니다’며 애타게 그를 기다리던 이재규 PD는 한 달 후 그가 시신으로 확인됐다는 연락을 받고는 끝내 오열을 터뜨려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재규 PD를 비롯한 ‘패션 70’s’의 전 스태프들은 요즘 드라마를 고 고병준 음악감독에게 바친다는 각오로 작품에 매달리며 동료를 잃은 슬픔을 갈무리하고 있다.
영상 세대에 어필하는 연출 감각과 새로운 드라마 작법으로 사랑받는 스타 PD 이재규. 지금까지 그는 화려하면서도 아름다운 퓨전 형식의 시대극 만들기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패션 70’s’ 이후 차기작은 현대물이 될 전망. 이재규 PD는 “한 여자를 사랑하는 형제 잠수부의 이야기를 준비중”이라고 귀띔했다. 퓨전 시대극 대표 연출가, 이재규 PD가 그려내는 현대물은 과연 어떤 빛깔일까? 이재규표 현대물이 궁금해서라도 당분간은 그의 행보에서 눈길을 뗄 수 없을 듯하다.
글 / 최은영 기자 사진 / 지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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