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더미와 동영(주진모)이 처음 만나는 맹골도 신이다. 맹골도는 서울에서 자동차로 6시간을 달려 전남 진도로 가서 40분 배를 타고 조도에 간 다음 또 배를 2시간 더 타야 도착하는 작은 섬이다. 헬기가 나오는 장면을 찍다가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 헬기가 뒤집힐 뻔한 적도 있었다. 진짜 고생했다."
-'수훈갑' 연기자는.
"이요원씨다. 담백하고 진지한 연기가 만족스러웠다. 아역 배우들도 다들 애썼다. 특히 빈(천정명) 아역을 맡은 은원재는 트럭에서 떨어지는 장면을 찍다 양쪽 팔목이 부러져 깁스를 한 상태에서 한 달 넘게 촬영을 계속했고, 더미 아역의 변주연은 '잠 좀 자게 해주세요'라며 애원할 정도로 힘들어하면서도 연기를 제대로 해냈다."
-영화 같은 영상으로 화제가 됐는데.
"'뒤바꾼 운명'이라는 설정이 아주 새로운 게 아니었기 때문에 새로운 비주얼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2'에 사용된 것과 같은 카메라인 소니 시네알타 F900을 썼고, 70년대라는 시대 배경을 그려내기 위해 어둡고 무거운 화면을 일부러 택했다."
-지난해 김종학 프로덕션으로 옮긴 이유는.
"항간에 돈 때문이라는 얘기도 많은데, 돈 때문이라면 왜 안정된 직장을 버렸겠는가. 아내도 'MBC에 있으면 정년 퇴임할 때까지 25억원은 벌 수 있는데 왜 나가냐'며 결사 반대했다. 독립한 진짜 이유는 육식 동물인 인간이 초식동물처럼 무리지어 살아서는 본연의 야성을 잃어버리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어떤 작품을 하고 싶나.
"경쾌하고 밝은 코믹 드라마에 푹 빠져 즐겁게 일해보고 싶다. 아니면 원래 내가 쭉 해오려고 했던 잠수부 형제의 이야기를 담은 아쿠아 드라마를 하든지. '다모' 이후 드라마 만드는 데 매달리느라 영화나 DVD도 많이 못 보고 있다. 계속 이렇게 살면 아둔해지는 건 시간문제겠다."
글=이지영, 사진=최정동 기자
■ 이재규 PD는 …
1970년생. 서울 충암고와 서울대 신문학과를 졸업한 뒤 96년 MBC에 입사했다. '보고 또 보고''국희''아줌마' 등의 조연출을 거쳐 2003년 퓨전사극 '다모'로 스타 PD의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8월 MBC를 퇴사해 김종학 프로덕션으로 둥지를 옮겼다. 대학 1학년 때 만난 김지연(34)씨와 97년 결혼, 일곱 살.다섯 살 남매를 두고 있다.
2005.08.29 20:57 입력 / 2005.08.30 04:25 수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