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70’s’는 첫회 15.7%, 2회 16%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월화드라마 1위로 산뜻한 출발을 보이더니 이내 20%가 넘어 경쟁작들을 더블 스코어 차로 따돌리며 월화 안방극장의 절대강자로 자리를 확고히 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드라마의 시청자 게시판에 ‘이재규 팬’임을 자청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다는 것. 이재규 PD의 인기는 ‘패션 70’s’를 이끌어가는 투 톱 이요원, 김민정의 그것을 뛰어넘을 정도다.
‘2년 차 징크스’라는 게 있다. 갓 데뷔한 해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스타나 선수가 2년 차엔 그 인기를 이어가기 힘들다는 말이다. 이재규 PD가 ‘패션 70’s’로 돌아온다고 했을 때 방송가 사람들은 과연 그가 ‘2년 차 징크스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에 주목했다. ‘폐인 신드롬’이라는 새로운 문화 현상을 양산해내고, 백상예술대상 신인연출상에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제9회 ‘아시아 TV상 드라마 부문 최우수 작품상’까지 수상, 데뷔작이 그만큼 유명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패션 70’s’는 이재규 PD가 지난해 8월 MBC에서 김종학 프로덕션으로 자리를 옮긴 후 처음으로 연출하는 작품.
그가 MBC에 사표를 제출하고 홀로서기를 선언하자 일각에서는 “기껏 키워놨더니 한 편 연출한 후 떠난다”며 도의적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거액을 받고 스카우트됐다’라는 식의 악성 루머도 그를 괴롭혔다. 그의 행보를 둘러싼 이와 같은 부정적인 시선은 차기작 선정의 부담감을 더욱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게 자명하다. 군바리처럼 짧게 자른 헤어스타일에서 이재규 PD가 그간 받았을 심적 부담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머리요? 저희 촬영감독님을 비롯, 스태프들이 대부분 머리가 짧아요. 그래서 농담 삼아 ‘나도 밸런스를 맞춰야겠다’ 말하곤 했는데 어느 날 문득 머리를 자르면 좀 시원해지지 않을까 싶더라구요. 그래서 자른 겁니다. 작년 7월 사표를 냈으니 회사를 옮긴 지는 이제 10개월 정도 됐네요. (MBC를 나온 건) 공부를 더 하고 싶기도 하고, 회사 울타리 안에 있으면 안정적이긴 하지만 좀더 무모한 도전이 힘들 것 같아 미안한 마음 안고 내린 결단이었어요. 어떤 점에선 더 자유로워진 것 같기도 한데, 위태위태하죠. 중압감도 커졌구요. 평안하기도 했다가 불안하기도 하고…. 하지만 내가 내 인생을 개척하면서 살자는 마음으로 선택한 길이니까 후회는 말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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